삼성바이오로직스가 3조원 규모 유상증자를 앞두고 임직원 우리사주 청약 이자를 지원하겠다고 임단협 테이블에 올렸습니다. 그런데 노조는 "뜬금없다"고 했고, 협상은 결렬됐습니다. 저는 이 뉴스를 처음 봤을 때 숫자보다 그 안의 맥락이 더 불편하게 느껴졌습니다. 우리사주 이자 지원, 왜 갑자기 임단협에?이번 유상증자에서 발행되는 신주 227만 주 중 20%인 45만4000주가 우리사주조합에 우선 배정됩니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약 6000억원입니다. 자본시장법에 따라 신주 발행 시 일정 비율을 우리사주조합에 우선 배정하도록 돼 있는데, 여기서 우리사주조합이란 임직원이 자사 주식을 취득·보유하기 위해 결성하는 조직입니다. 쉽게 말해 직원들이 회사 주식을 살 수 있도록 만든 내부 투자 창구라고 보면 됩니다.회사 측..
솔직히 저는 얼마 전까지 반도체 뉴스를 볼 때 "가격이 올랐다"는 제목만 보고 넘겼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뭔가 달랐습니다.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는데, 정작 업계에서는 "슈퍼사이클이 정점을 지난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오고 있었습니다. 가격이 오르는데 왜 걱정이냐고요. 저도 처음엔 그 모순이 이해되지 않았습니다. 상승 중인데 왜 둔화라 부르는가 — 숫자로 본 가격 흐름제가 이 뉴스를 다시 꺼내 들여다본 이유는 딱 하나였습니다. "가격이 오르는데 왜 시장이 긴장하는가"라는 의문이 풀리지 않았기 때문입니다.결론부터 말하면, 중요한 것은 가격의 절댓값이 아니라 상승률의 기울기였습니다. 9월 PC용 더블데이터레이트4(DDR4) 8Gb D램의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26달러로 올해 1월 ..
9월 미국 비농업 고용이 단 2만9천 명 증가에 그쳤습니다. 시장 예상치인 9만 명을 절반도 채우지 못한 수치입니다. 솔직히 이 숫자를 처음 봤을 때, "이제 금리 인하 신호가 오는 건가?" 싶었습니다. 그런데 시장은 정반대로 움직였고, 10년물 국채금리는 결국 5.276%로 마감했습니다. 고용이 무너졌는데 금리는 오히려 올라간 이 상황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데이터를 하나씩 짚어보겠습니다. 베어 스티프닝이 말해주는 것 — 시장이 고용 숫자를 그대로 믿지 않은 이유고용보고서가 발표된 직후, 미국 국채금리는 일제히 하락했습니다. 10년물이 한때 5.1550%까지 내려갔고, 2년물도 4.6910%까지 떨어졌습니다. 제가 이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지켜보면서 "아, 교과서대로 가는구나" 싶었는데, 그 흐름은 채 몇..
AI 서비스를 쓸 때마다 전기 요금 걱정을 하는 사람은 없겠지만, 저는 요즘 들어 이 생각이 자꾸 머릿속에 걸립니다. 내가 챗봇 한 번 쓸 때마다 어딘가 거대한 건물에서 서버 수천 대가 돌아가고 있을 텐데, 그게 언제까지 가능할까? 그 걱정이 현실이 되는 속도가 생각보다 빠른 것 같습니다. 구글이 AI 연산용 TPU(텐서처리장치)를 탑재한 시제품 위성을 실제 우주 궤도에 올리는 실험을 시작했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 저는 꽤 오래 그 기사 앞에 멈춰 있었습니다. 우주 데이터센터, 왜 지금 이 실험이 시작됐을까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이 캘리포니아 반덴버그 우주군기지에서 이륙한 건 현지시간 기준 10월 1일이었습니다. 탑재체 130기가 발사 약 54분 뒤부터 11분에 걸쳐 모두 정상 분리됐고, 그 안에 구글의..
500억 달러.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의 투자를 기정사실로 공개 발표한 알래스카 LNG 사업의 규모입니다. 그런데 한국 정부는 아직 참여를 확정한 적이 없다고 선을 긋고 있습니다. 저는 이 온도 차를 보면서, 이게 단순한 에너지 사업 뉴스가 아니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투자 압박, 실제로 얼마나 강한가트럼프 대통령은 현지시간 2일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한국이 합의하지 않는다면 청구금을 두 배로 올리겠다." 저는 이 발언을 처음 접했을 때, 단순한 협상 수사인지 아니면 실제 통상 조치로 이어질 신호인지를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일반적으로 미국 대통령의 이런 발언은 협상 레버리지(leverage), 즉 상대방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한 압박 수단으로 해석되는 경..
나사를 손으로 조이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든 적 있습니다. 손가락 끝에서 느껴지는 저항감, 미끄러지지 않게 힘을 조절하는 감각, 이게 사실 엄청나게 복잡한 작업이라는 걸. 보스턴다이나믹스가 공개한 아틀라스의 차세대 로봇 핸드 영상을 보면서 그 생각이 다시 떠올랐습니다. 로봇이 작은 너트를 손가락으로 집어 돌리는 장면은, 기술 발표 영상이라기보다 어떤 전환점처럼 느껴졌습니다. 13자유도가 만들어낸 손의 감각이번에 공개된 차세대 핸드에서 제가 가장 먼저 주목한 숫자는 13이었습니다. 4개의 손가락에 총 13자유도(Degree of Freedom, DOF)를 구현했다는 것인데, 자유도란 관절이나 링크가 독립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방향의 수를 의미합니다. 숫자가 클수록 더 섬세하고 다양한 동작이 가능하다고 보면..
매출이 1년 만에 12배 뛴 회사가 여전히 수십조 원의 손실을 기록하고 있다면, 그 회사의 주식을 사겠습니까? 앤트로픽이 이르면 2025년 11월 중순 미국 증시에 상장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는 소식을 처음 접했을 때, 저는 이 질문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기업가치 최대 2조 달러, 원화로 2,700조 원이 넘는 규모입니다. 이 숫자 앞에서 저는 단순히 놀라기보다 "시장은 도대체 무엇을 보고 있는가"를 다시 생각하게 됐습니다. 2조 달러라는 기업가치, 시장은 무엇을 보는가솔직히 처음 이 숫자를 봤을 때 제가 떠올린 건 단순한 비교였습니다. 지난 6월 750억 달러를 조달하며 사상 최대 IPO 기록을 세웠던 스페이스X보다도 큰 규모라는 것을요. 그런데 스페이스X는 실제 로켓을 쏘아올리고 위성 인터넷..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장중 5.34%까지 치솟아 2002년 이후 약 2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S&P500이 0.19% 올랐다는 숫자만 보면 평온한 하루처럼 읽히는데, 실제 장 안에서는 정반대 신호들이 충돌하고 있었습니다. 제가 이 뉴스를 처음 접했을 때 주가 상승보다 금리 숫자에 먼저 눈이 갔던 이유가 거기에 있습니다. 10년물 금리 5.34%가 왜 그렇게 큰 숫자인가미국 10년물 국채금리(US 10-Year Treasury Yield)가 장중 5.342%를 찍었습니다. 여기서 10년물 국채금리란 미국 정부가 발행한 10년 만기 채권에 투자했을 때 받을 수 있는 연간 수익률로, 전 세계 금융시장에서 '무위험 수익률'의 기준선 역할을 합니다. 쉽게 말해 이 숫자가 오르면 주식을 포함한 모든 ..
매달 전기요금 고지서를 받을 때마다 솔직히 숫자만 확인하고 넘겼습니다. 그런데 오늘 원전 공론화위원회 출범 소식을 접하고 나서, 그 고지서 뒤에 얼마나 복잡한 구조가 숨어 있는지 다시 생각하게 됐습니다. 2일 정식 출범한 이 위원회는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원전을 어떻게 반영할지를 국민과 함께 논의하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단순한 원전 찬반 투표가 아니라, 앞으로 15년 이상의 전력 공급 구조를 결정하는 과정입니다. 전력수급기본계획이 뭐길래 이렇게 중요한 걸까요냉장고를 새로 살 때 10년 보증을 따지듯, 나라도 전기를 어디서 얼마나 만들어낼지를 장기적으로 계획해야 합니다. 그게 바로 전력수급기본계획입니다. 여기서 전력수급기본계획이란 향후 15년간 전력 수요와 공급을 어떻게 맞출지 정부가 수립하는 중장..
솔직히 이 뉴스를 처음 봤을 때는 "기업 홍보 행사겠지" 싶었습니다. 그런데 내용을 하나씩 짚어보니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42년 만에 영국박물관에서 열리는 대규모 한국 미술 특별전, 미국 두 도시에서만 관람객 19만5000명을 모은 이건희 컬렉션이 이번엔 유럽 심장부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단순한 전시 그 이상의 의미가 느껴졌습니다. 42년 만의 귀환, 영국박물관은 왜 지금일까요?경제 뉴스를 찾아보다가 이 소식을 마주쳤을 때, 제가 가장 먼저 확인한 숫자가 바로 '42년'이었습니다. 1984년 이후 처음 열리는 대규모 한국 미술 특별전이라는 사실이 뭔가 묘하게 마음에 걸렸기 때문입니다. 반세기 가까운 공백은 한국 문화가 글로벌 무대에서 얼마나 오랫동안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는지를 거꾸로 보여주는 것 같았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