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이 잘된다는 뉴스를 들을 때, 저는 솔직히 처음엔 '또 반도체 얘기겠지' 싶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엔 달랐습니다. 올해 9개월 만에 누적 수출 8,145억달러를 기록하며 지난해 연간 수출액 7,093억달러를 이미 넘어섰고, 사상 첫 연간 수출 1조달러 달성이 현실적인 가능성으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숫자만 보면 호황입니다. 그런데 저는 그 안을 들여다보면서 조금 다른 감정이 들었습니다. 반도체 하나가 수출의 절반을 떠받쳤다반도체가 없었다면 이 숫자가 가능했을까, 라는 질문을 저는 이 뉴스를 보면서 내내 붙잡고 있었습니다.9월 한 달 수출액은 1,209억4,000만달러로 월간 최초 1,200억달러 돌파였습니다. 그런데 이 중 반도체 수출액만 603억달러였고,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약 49.9%에 ..
주유소에서 기름값 영수증을 보며 "왜 이렇게 비싸지?" 했던 게 엊그제 같은데, 그 비싼 기름이 오히려 우리나라 수출 신기록의 숨은 공신이었습니다. 올해 누적 수출액이 7094억달러를 돌파하며 지난해 연간 최고 기록을 무려 117일 앞당겨 넘어섰다는 뉴스를 보고, 저는 반도체보다 석유제품 숫자를 먼저 들여다봤습니다. 그리고 예상보다 훨씬 복잡한 그림이 보였습니다. 석유제품이 수출 3위라고? 반도체 뒤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뉴스 헤드라인만 봤을 때는 당연히 반도체 이야기겠거니 했거든요. 그런데 품목별 수출 데이터를 뜯어보니, 올해 1~8월 석유제품 수출액이 426억달러로 승용차를 제치고 전체 수출 품목 3위에 올라 있었습니다. 같은 기간 전년 대비 40.7% 증가한 수치..
솔직히 저는 한 달 수출액이 1000억 달러에 가까워졌다는 뉴스를 처음 봤을 때 숫자를 잘못 읽은 줄 알았습니다. 8월 한국 수출이 982억5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68.7% 증가하며 역대 세 번째 기록을 세웠습니다. 그 안을 들여다보니 반도체 하나가 전체 수출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었고, 그때부터 마냥 기뻐하기가 어려워졌습니다. 반도체 의존도, 이 숫자가 정말 괜찮은 걸까요8월 반도체 수출은 466억5000만 달러였습니다. 전년 같은 달보다 209% 급증한 수치입니다.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47%. 제가 이 숫자를 계산기로 다시 두드려봤을 정도로 선뜻 믿기지 않았습니다.여기서 짚어둘 개념이 하나 있습니다. 이번 반도체 수출 급증의 핵심 배경은 고대역폭메모리(HBM)입니다. HBM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