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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노동조합이 2025년 7월 9일 오전 7시를 기해 48시간 부분파업에 돌입했습니다. 1968년 창사 이후 57년 만에 처음 벌어진 파업입니다. 이 소식을 처음 접했을 때 솔직히 "설마 포스코가?"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국내 철강산업의 상징과도 같은 기업에서 처음으로 파업이 발생했다는 사실 자체가 지금 노사 사이의 간극이 얼마나 깊은지를 보여줍니다.

임금갈등, 숫자로 보면 이게 얼마나 큰 차이인가
뉴스에서 "임금 협상 결렬"이라는 표현을 자주 접하다 보면 어느 순간부터 그냥 흘려듣게 됩니다. 저도 그런 편이었는데, 이번 포스코 사례는 숫자를 직접 들여다보니 이야기가 달랐습니다.
노조가 요구하는 핵심은 기본급 7.1% 인상입니다. 여기에 격려금 600%, 우리사주 50주, 5년치 자연상승분 적용, 명절상여금 200% 등이 더해집니다. 여기서 자연상승분이란 직원이 근속 연수에 따라 자동으로 누적되어야 할 임금 인상분을 의미합니다. 쉽게 말해 그동안 오르지 못한 임금을 한꺼번에 정산해달라는 요구입니다.
포스코는 이 요구안 전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약 1조4,000억 원 규모라고 밝혔습니다. 반면 회사가 제시한 안은 기본급 2.0% 인상과 격려금 350만 원, 지역사랑상품권 50만 원, 복지포인트 30만 원 추가 지급입니다. 기본급 인상률만 놓고 봐도 5.1%포인트 차이가 납니다.
제가 이 숫자를 처음 봤을 때는 "노조 요구가 너무 큰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중요한 맥락이 있습니다. 임금협상에서 노조의 초기 요구안은 협상용 마지노선이지 최종 요구액이 아닙니다. 결국 양측이 어디서 만나느냐가 핵심이고, 지금의 숫자는 그 간극이 얼마나 벌어진 상태인지를 보여주는 지표로 읽는 것이 맞습니다.
- 노조 요구: 기본급 7.1% 인상, 격려금 600%, 우리사주 50주, 명절상여금 200%, 5년치 자연상승분
- 회사 제시: 기본급 2.0% 인상, 격려금 350만 원, 지역사랑상품권 50만 원, 복지포인트 30만 원
- 회사 추산 노조 요구 규모: 약 1조4,000억 원 — 2025년 예상 영업이익의 약 80%에 해당
실적악화, 왜 포스코의 이익이 이렇게 줄었나
이번 파업을 이해하려면 포스코가 처한 경영 환경을 함께 봐야 합니다. 2021년 포스코의 영업이익은 6조7,000억 원이었습니다. 그런데 지난해에는 1조 원대까지 내려왔고,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약 4,800억 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43% 감소했습니다. 연간 1조 원 달성도 장담하기 어렵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이 수치를 처음 봤을 때 저는 단순히 "경기가 안 좋아서"라고 넘겼는데, 실제로 들여다보면 구조적인 문제가 더 깊습니다. 핵심은 두 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중국산 저가재 유입입니다. 여기서 저가재란 중국 철강업체들이 내수 침체를 돌파하기 위해 원가 이하 수준으로 해외 시장에 공급하는 철강제품을 말합니다. 가격 경쟁력이 압도적으로 낮아 국내 철강사들의 판매 단가와 수익성을 직접적으로 짓누릅니다. 두 번째는 글로벌 보호무역 기조입니다. 각국이 자국 철강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관세와 수입 규제를 강화하면서, 포스코가 수출할 수 있는 시장이 좁아지는 구조입니다(출처: POSCO 홈페이지).
제 경험상 이런 구조적 위기는 단기간에 해결되지 않습니다. 2021년처럼 6조 원대 영업이익이 다시 나오려면 글로벌 철강 수요가 회복되고 중국의 공급 과잉이 정리되어야 하는데, 어느 쪽도 내년 당장 개선될 것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경영진 역시 이 부분을 의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희근 포스코 사장은 미국 루이지애나 전기로 제철소 기공식 출장을 취소하고 노조와의 접촉에 나섰습니다. 사내 담화문에서는 사장 20%, 본부장 15%, 임원 10%의 임금을 반납한다고 밝혔습니다. 고통 분담의 의지를 보인 것이지만, 그것이 조합원들의 눈높이에 맞는 수준인지는 또 다른 문제입니다.
향후전망, 2차 파업으로 가느냐가 진짜 분기점
이번 1차 부분파업은 포항제철소 2전기강판공장 3ZRM(냉간 압연기) 라인과 광양제철소 산세공장 전 라인, 두 곳에서 진행됩니다. 여기서 냉간 압연기란 철판을 상온에서 눌러 얇고 정밀하게 가공하는 설비로, 주로 자동차 강판이나 가전제품용 소재 생산에 사용됩니다. 산세공장은 철판 표면의 산화물을 산(酸)으로 제거해 후속 공정을 위한 표면을 만드는 곳입니다. 두 곳 합산 전체 근무자는 약 100명이고, 실제 파업 참가 조합원은 수십 명 수준으로 추정됩니다.
회사는 가용 인력을 투입해 정상 가동 중이며, 협정근로 단체협약에 따라 핵심 공정은 유지된다는 입장입니다. 협정근로란 파업 중에도 안전과 설비 유지에 필요한 최소한의 인력은 반드시 근무하기로 노사가 사전에 합의해둔 제도입니다(출처: 고용노동부). 덕분에 1차 파업만으로 대규모 생산 차질이 발생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제가 이 상황을 보며 주목하는 건 1차 파업의 피해 규모가 아닙니다. 노조가 예고한 2차 부분파업입니다. 노조는 조합원 눈높이에 맞는 안이 나오지 않을 경우 오는 16일부터 120시간 규모의 2차 파업에 나선다고 밝혔습니다. 48시간에서 120시간으로 규모가 두 배 이상 커집니다.
제 판단으로는 2차 파업 돌입 여부가 이번 사태의 가장 중요한 변곡점입니다. 2차 파업까지 이어지면 고객사들의 원자재 조달 불안이 커질 수 있고, 포스코의 신뢰도 문제로 번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창사 57년 만의 첫 파업이라는 상징성이 큰 만큼, 이번 협상 결과가 향후 포스코의 노사 관계 전반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점도 분명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포스코 파업이 왜 창사 이후 처음인가요?
A. 포스코는 1968년 설립 이후 국가 기간산업이라는 특성상 노사 양측 모두 파업을 극도로 자제해 온 역사가 있습니다. 57년간 교섭이 결렬된 적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실제 파업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습니다. 이번에 처음 파업이 발생했다는 것은 그만큼 양측의 간극이 이전과 다른 수준임을 보여주는 신호로 읽힙니다.
Q. 포스코 파업이 철강 공급이나 제품 가격에 영향을 주나요?
A. 지금 단계에서는 영향이 제한적입니다. 파업 대상이 전체 공장이 아닌 일부 생산라인이고, 협정근로에 따라 핵심 공정은 계속 가동 중입니다. 다만 2차 파업으로 확대되거나 파업 규모가 커지면 자동차·가전 등 철강을 원자재로 사용하는 기업들의 조달에 영향이 생길 수 있습니다.
Q. 노조 요구안 1조4,000억 원이 실제로 다 지급되는 건가요?
A. 아닙니다. 이 금액은 회사 측이 노조 요구안 전체를 비용으로 환산한 추산치입니다. 임금협상은 초기 요구안에서 협상을 거쳐 조정되는 것이 일반적이며, 최종 타결액은 이와 크게 다를 수 있습니다. 현재 숫자는 협상의 출발 간격을 보여주는 지표로 이해하는 것이 적절합니다.
Q. 포스코 영업이익이 갑자기 줄어든 이유가 뭔가요?
A. 크게 두 가지입니다. 중국산 저가 철강재가 대규모로 시장에 유입되면서 포스코의 판매 단가와 수익성이 압박을 받고 있고, 동시에 각국의 보호무역 강화로 수출 시장도 좁아졌습니다. 2021년 이후 글로벌 철강 수요 자체가 정체된 것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결론
포스코 창사 첫 파업이라는 사실만으로도 이 뉴스는 단순한 임금 협상 이슈가 아닙니다. 제가 이번 상황을 지켜보면서 든 생각은, 결국 이 협상의 결과가 숫자 하나를 정하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는 점입니다. 어느 수준에서 타협하느냐에 따라 향후 포스코 노사 관계의 새로운 기준이 세워지기 때문입니다.
회사는 현재의 실적과 철강산업의 구조적 어려움을 무시할 수 없고, 직원들은 수십 년간 쌓아온 기여에 대한 정당한 보상을 원합니다. 두 가지 모두 틀린 이야기가 아닙니다.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양측이 서로의 현실을 실제로 인정하는 데서 출발하는 협상입니다. 16일 2차 파업 예고일이 다가오는 만큼, 앞으로 일주일 안에 어떤 움직임이 나오는지가 이번 사태의 향방을 결정할 것으로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