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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큰증권 STO (3단계 로드맵, 조각투자, 온체인결제)

다온스토리17 2026. 9. 4. 14:28

목차


    솔직히 처음 '토큰증권'이라는 단어를 접했을 때 저는 그냥 가상자산의 또 다른 이름 정도로 여겼습니다. 그런데 금융위원회가 내년 2월 시행을 앞두고 주식·채권·펀드까지 아우르는 3단계 로드맵을 공개한 걸 보고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이건 새로운 투자 상품 하나가 생기는 게 아니라 자본시장 인프라 자체가 재설계되는 이야기였습니다.

     

    토큰증권 STO (3단계 로드맵, 조각투자, 온체인결제)

    3단계 로드맵, 왜 이렇게 나눴을까

    제가 이번 발표에서 가장 먼저 눈길이 간 건 로드맵의 구조였습니다. 처음부터 모든 걸 토큰화하겠다고 밀어붙이는 게 아니라 단계를 나눠서 접근한다는 점이 현실적이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1단계는 내년 2월 토큰증권법 시행과 함께 시작됩니다. 여기서 토큰증권(Security Token Offering, STO)이란 주식·채권·펀드 같은 전통 금융상품의 권리를 블록체인 기반 토큰 형태로 발행하고 관리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처음부터 일반투자자에게 문을 열지 않고, 기관투자자 전용 사모 머니마켓펀드(MMF)와 일반 사모사채 같이 비교적 구조가 단순한 상품부터 우선 토큰화하기로 했습니다. 비상장주식은 기존 전자증권 시스템에 그대로 두고, 그 주식을 신탁한 뒤 수익증권만 토큰 형태로 발행하는 이원화 방식을 채택했습니다.

    2단계에서는 1단계가 시장에서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걸 확인한 뒤, 일반투자자가 참여하는 공모 증권으로 범위를 넓히는 계획입니다. 예탁결제원의 권리행사 지원 업무도 이 시기에 확대됩니다.

    3단계는 가장 큰 변화가 예고된 구간입니다. 디지털자산기본법 법제화 이후 스테이블코인을 결제수단으로 연결해 증권 발행과 결제가 모두 블록체인 위에서 처리되는 온체인 결제 인프라를 구축한다는 계획입니다. 온체인 결제란 증권 거래 대금이 기존 은행 계좌를 거치지 않고 블록체인 네트워크 위에서 직접 처리되는 방식을 뜻합니다. 다만 2·3단계의 구체적인 시행 시점은 1단계 안정성, 기술 혁신 속도, 스테이블코인 법제화 여부 등에 따라 가변적일 전망입니다(출처: 금융위원회).

    요약: 토큰증권 3단계 로드맵은 사모·기관 중심으로 시작해 공모·일반투자자로 확대하고, 최종적으로 스테이블코인 기반 온체인 결제까지 연결하는 단계적 설계입니다.

     

    조각투자, 드디어 제도권으로 들어온다

    조각투자라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 저는 부동산이나 미술품을 여러 명이 공동으로 구매한다는 개념 정도로만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세부 모범규준이 나오는 걸 보면서 생각보다 훨씬 복잡한 법적 구조가 필요한 영역이라는 걸 다시 확인했습니다.

    이번에 허용된 핵심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비금전신탁 수익증권이란 부동산·미술품 같은 금전 이외의 자산을 신탁하고 그 수익 권리를 증권 형태로 나눠 발행하는 구조를 말합니다. 이 방식에서 기존에는 원칙적으로 금지됐던 기초자산 풀링이 이번에 조건부로 허용됐습니다. 풀링(pooling)이란 여러 개의 기초자산을 묶어 하나의 상품으로 만드는 것인데, 쉽게 말해 건물 한 채가 아니라 여러 건물을 묶어서 하나의 조각투자 상품으로 만들 수 있게 됐다는 의미입니다.

    단, 무조건 묶을 수 있는 건 아닙니다. 동일 종류·동일 권리의 자산이어야 하고, 집합화 기준과 목적이 명확해야 하며, 개별 자산의 가격·위험·수익구조를 구분해 제공하고, 부실자산이 포함되지 않아야 한다는 네 가지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 합니다. 장래매출채권처럼 아직 발생하지 않은 미래 채권도 기초 법률관계가 존재하고 발생 가능성이 높으며 신용보완 조치가 있다면 조건부로 허용됩니다.

    투자자 보호 장치도 꽤 구체적으로 마련됐습니다.

    • 1인당 청약한도: 3,000만원과 발행금액의 5% 중 작은 금액을 표준 예시로 제시
    • 기초자산 보유자 의무보유: 발행금액의 5% 이상을 신탁 종료 시까지 보유
    • 신탁재산 운용보고서: 분기별 작성, 연 1회 이상 대표이사 또는 공인회계사 확인 후 DART 공시
    • 일반투자자 배정 비율과 균등배정 최소 비율을 사전에 내규로 설정 필수

    제 경험상 새로운 투자 상품이 나올 때 공시 의무와 보유 의무 같은 장치가 얼마나 촘촘한가가 시장 신뢰도를 결정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 부분은 긍정적으로 봤습니다.

    요약: 조각투자 영역에서 기초자산 풀링과 장래매출채권이 조건부 허용됐고, 청약한도·의무보유·공시 의무 등 투자자 보호 장치도 구체화됐습니다.

     

    장외거래소와 거래한도, 숫자로 읽는 시장 설계

    이번 발표를 보면서 저는 거래 인프라 쪽이 더 흥미로웠습니다. 토큰증권을 위한 별도 인가체계를 새로 만들지 않겠다는 결정이 나왔기 때문입니다. 처음엔 조금 의아했는데, 이유를 보니 납득이 됐습니다.

    자본시장법상 인가 체계는 증권의 형태(실물·전자·토큰)가 아니라 증권의 내용, 즉 주식인지 채권인지 수익증권인지에 따라 구분하는 구조입니다. 그래서 기존 금융투자업 인가를 받은 증권사라면 인가받은 범위 안에서 토큰증권도 취급할 수 있게 됩니다. 예를 들어 수익증권 투자중개업 인가를 받은 증권사는 별도 인가 없이 조각투자 토큰증권을 공모·주선할 수 있습니다. 단, 장외거래소가 토큰증권 거래를 지원하려면 금융감독원과 사전협의를 거쳐야 합니다.

    일반투자자 거래한도는 장외거래소별 연간 순매수 금액 기준 1억원으로 설정됐습니다. 여기서 순매수란 총매수액에서 총매도액을 뺀 값입니다. 1년 동안 1억 5,000만원을 사고 7,000만원을 팔았다면 순매수는 8,000만원이 돼 한도 안에 들어옵니다. 크라우드펀딩의 종목별 500만원·합계 1,000만원, 조각투자 샌드박스의 1,000~2,000만원과 비교하면 상당히 넓게 열어준 편입니다(출처: 매일경제 증권).

    분산원장 표준요건은 총 40개의 세부요건으로 구성됐고, 전자등록정보를 공동관리하는 노드는 3개 이상의 독립된 기관이 참여해야 하며 단일 기관이 50% 이상 지분을 보유할 수 없도록 했습니다. 분산원장(Distributed Ledger)이란 거래 기록을 한 곳이 아닌 여러 참여자가 나눠서 보관하고 검증하는 기술로, 특정 기관이 기록을 단독으로 조작하기 어렵게 만드는 구조입니다. 이 설계가 시스템 신뢰성을 좌우할 핵심이라고 저는 보고 있습니다.

    요약: 토큰증권 전용 인가체계는 신설 없이 기존 인가 범위 내 허용, 일반투자자 거래한도는 연간 순매수 1억원, 분산원장은 3개 이상 독립 기관 참여 구조로 설계됐습니다.

     

    새 기술이라도 투자 원칙은 바뀌지 않는다

    토큰증권이 긍정적인 방향이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그 시각에 기본적으로 동의하면서도 한 가지 걱정을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바로 '새롭다'는 이유만으로 경계심이 낮아지는 현상입니다.

    제가 직접 겪어보니 새로운 금융상품이 나올 때마다 '소액으로 투자 가능', '접근성 향상' 같은 문구가 앞에 나오면 손실 위험에 대한 주의가 흐려지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았습니다. 토큰화는 자산의 가치를 안전하게 만드는 기술이 아닙니다. 부동산 관련 토큰의 가치는 기초자산인 부동산 가격을 따라가고, 채권 토큰은 발행 기업의 신용 위험을 그대로 안고 갑니다.

    또 하나 중요하게 봐야 할 부분은 보안과 시스템 안정성입니다. 이번 분산원장 가이드라인에 보안사고·치명적 오류 발생 시 마스터키 기능을 활용한 권한 통제 방안, 노드 복구 시나리오 등이 포함된 건, 역으로 말하면 그런 사고 가능성을 정부도 인지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아무리 정교한 인프라도 실제 시장에서 예상치 못한 문제가 나오기 마련입니다.

    발행인 계좌관리기관 등록요건을 보면 자기자본 40억원, 계좌관리 전문인력 1명, 내부통제 전문인력 1명, 전산 전문인력 2명을 갖춰야 합니다. 이 기준이 높다고 보는 시각도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오히려 이 정도 문턱은 있어야 투자자 재산을 다루는 인프라로서 최소한의 신뢰가 담보된다고 생각합니다. 금융의 형태는 디지털로 바뀌어도 투자자를 보호하는 원칙 자체는 바뀌지 않습니다. 제 경험상 이 부분을 놓치는 순간 새로운 시장이 아니라 새로운 위험이 됩니다.

    요약: 토큰증권이라도 기초자산의 위험은 그대로 존재하며, 시스템 안정성과 투자자 보호 장치를 꼼꼼히 확인하는 자세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토큰증권(STO)이랑 가상자산(암호화폐)은 뭐가 다른가요?

    A. 가상자산은 자체 가치를 주장하는 디지털 자산인 반면, 토큰증권은 주식·채권·부동산 같은 기존 금융자산의 권리를 블록체인 토큰 형태로 표현한 것입니다. 자본시장법의 규제 아래 놓이기 때문에 투자자 보호 의무나 공시 요건이 가상자산보다 훨씬 엄격하게 적용됩니다. 기술은 비슷해 보여도 법적 성격과 규제 구조가 전혀 다른 별개의 영역입니다.

     

    Q. 일반 투자자도 내년 2월부터 바로 토큰증권에 투자할 수 있나요?

    A. 1단계에서 일반투자자가 참여할 수 있는 건 공모 조각투자증권에 한정됩니다. 기관투자자 전용 사모 MMF나 사모사채는 일반 투자자 접근이 제한됩니다.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 증권의 토큰화는 1단계 안정성을 확인한 뒤 2단계에서 본격 확대될 예정이어서, 당장 모든 상품에 투자할 수 있다고 기대하기보다 단계적으로 열린다고 이해하는 게 맞습니다.

     

    Q. 장외거래소 일반투자자 거래한도 1억원은 어떻게 계산되나요?

    A. 단순히 1년간 산 금액이 아니라 '총매수액 - 총매도액'으로 계산하는 순매수 기준입니다. 예를 들어 1억 2,000만원을 사고 3,000만원을 팔았다면 순매수는 9,000만원으로 한도 내에 해당합니다. 이 한도는 장외거래소별로 적용되므로, 여러 거래소를 이용할 경우 각각 별도로 계산됩니다.

     

    Q. 스테이블코인 결제 인프라는 언제쯤 현실화될 수 있나요?

    A. 온체인 결제 인프라 구축은 3단계 과제로, 디지털자산기본법 법제화 이후에 본격화됩니다. 1단계 안정성, 기술 발전 속도, 스테이블코인 관련 입법 상황 등에 따라 시점이 달라질 수 있어 구체적인 시기를 단정짓기 어렵습니다. 제 시각으로는 이 부분이 가장 변수가 많은 구간이라 단기 기대보다 중장기 관점으로 지켜보는 게 현실적입니다.

     

    결론

    제가 이번 토큰증권 로드맵을 보면서 정리한 생각은 이렇습니다. 이건 새로운 투자 트렌드가 생긴 이야기가 아니라, 자본시장이 움직이는 방식 자체가 디지털 방식으로 재설계되기 시작했다는 신호입니다. 과거에 종이 증권이 전자증권으로 바뀔 때처럼, 지금 이 전환도 처음에는 낯설게 느껴지다가 어느 순간 당연한 방식이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만 이 변화를 지켜볼 때 중요한 건 '토큰'이라는 형식에 흥분하는 것보다 기초자산이 무엇인지, 거래 가능성은 충분한지, 시스템 안정성은 검증됐는지를 차분히 확인하는 자세라고 생각합니다. 9월 말 하위법규 개정안 입법예고 내용을 꼭 챙겨보시길 추천합니다.

    참고: https://stock.mk.co.kr/news/view/11536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