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유럽 배낭여행자를 위한 프랑스 추천 도시 (몽펠리에, 루앙, 스트라스부르)

by 탐구인생 2025. 6. 27.

몽펠리에 코미디 광장 건물

배낭 하나 메고 유럽을 누비는 자유.
5성급 호텔도, 정해진 일정도 필요 없습니다. 대신 기차역 벤치에서의 밤, 소박한 거리 카페, 계획 없는 걸음이 만들어내는 잊지 못할 순간들이 있지요.

그리고 프랑스를 여행하신다면, 꼭 말씀드리고 싶은 게 있습니다.
프랑스는 파리만 있는 나라가 아닙니다.

이 글에서는 배낭여행자들 사이에서 조용히 입소문을 타고 있는 숨겨진 보석 같은 도시 세 곳,
몽펠리에, 루앙, 스트라스부르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화려하진 않지만 진짜 프랑스를 느낄 수 있는 곳들입니다.

몽펠리에 – 햇살 가득한 지중해 대학도시

처음 몽펠리에에 도착했을 때 저는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어? 여기가 정말 프랑스야?”
너무 밝고, 너무 여유롭고, 너무 활기찬 도시였습니다.

프랑스 남부 지중해 근처에 위치한 몽펠리에는 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의대가 있는 대학도시로, 젊은 인구가 많고 분위기가 경쾌합니다. 도시 규모는 크지 않지만 골목마다 그려진 그라피티, 흘러나오는 버스킹 음악, 에스프레소 향기까지 어우러져 ‘살고 싶은 도시’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습니다.

무엇보다 몽펠리에는 지중해 햇살을 가장 저렴하게 즐길 수 있는 도시 중 하나입니다.
파리보다 물가가 저렴하고, 대부분의 카페에는 테라스가 마련되어 있어 단순히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여행 감성이 충만해집니다.

가장 추천드리고 싶은 장소는 코메디 광장(Place de la Comédie)입니다.
도시의 중심이자 만남의 광장으로, 아침에는 커피 한 잔, 오후에는 사람 구경, 저녁에는 맥주 한잔 하며 하루를 마무리하기에 더없이 좋은 장소입니다. 트램을 타고 조금만 가면 팔라바 해변(Palavas-les-Flots)에도 갈 수 있어 바다에 발을 담그며 여유를 즐길 수 있습니다.

저는 이 도시에서 배낭여행이 얼마나 평화롭고 따뜻할 수 있는지를 처음으로 느꼈습니다.

루앙 – 중세를 걷는 듯한 고딕 도시

루앙은 다른 도시들과 조금 다릅니다.
회색빛 석조 건물, 안개 낀 아침 공기, 하늘을 찌를 듯한 고딕 양식의 성당.
한마디로 요약하면 중세 프랑스를 고스란히 간직한 도시입니다.

파리에서 기차로 약 1시간 반 거리에 있는 이 도시는, 오래된 골목과 종교 건축물이 인상적인 곳입니다.
특히 루앙 대성당(Cathédrale Notre-Dame de Rouen)은 인상파 화가 모네가 여러 작품으로 남긴 명소로, 석양이 질 때 성당 벽면에 드리우는 빛의 변화는 마치 시간마저 멈춘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킵니다.

이곳은 또한 잔 다르크의 도시이기도 합니다.
그녀가 마지막 재판을 받고 화형된 장소가 바로 루앙이며, 그녀를 기리는 기념관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배낭여행자에게는 다소 무겁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프랑스의 깊은 역사와 정신을 마주할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이 됩니다.

크루아상이 바삭하게 구워지는 소리가 들리는 작은 빵집, 이름도 모를 헌책방, 조용한 돌길을 따라 걷는 산책.
루앙은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음미하며 여행하기 딱 좋은 도시입니다.
저는 이곳에서 프랑스의 깊이와 진중함을 진심으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스트라스부르 – 프랑스와 독일이 만나는 국경 도시

스트라스부르는 프랑스와 독일의 국경에 위치한 도시입니다.
법적으로는 프랑스에 속하지만, 분위기나 건축, 문화까지도 독일과 프랑스의 매력을 동시에 담고 있습니다.

기차에서 내리는 순간부터 "뭔가 다르다"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간판에는 프랑스어와 독일어가 함께 쓰여 있고, 거리에 늘어선 목조 건물들은 마치 독일의 작은 마을을 연상케 했습니다.

가장 유명한 지역은 쁘띠 프랑스(Petite France)입니다.
작은 운하가 흐르고 알록달록한 목조 주택이 줄지어 있는 이곳은 스트라스부르에서 가장 인생샷이 많이 나오는 포인트입니다. 날씨가 좋은 날에는 자전거를 빌려 운하를 따라 달리면 영화 속 주인공이 된 듯한 하루를 보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빼놓을 수 없는 장소는 스트라스부르 대성당(Cathédrale Notre-Dame de Strasbourg)입니다.
고딕 건축의 정수라 할 수 있는 이 성당은 외관부터 압도적이며, 내부에는 정오마다 작동하는 천문시계가 있어 매일 여행자들로 북적입니다.

스트라스부르는 밤에 더 아름다운 도시입니다.
운하를 따라 비치는 조명, 테라스에서 흘러나오는 재즈 음악, 그리고 조용한 밤공기.
배낭을 메고 이 도시에 머무른 그 순간, 저는 ‘가난해도 마음만은 부자’라는 말을 진심으로 느꼈습니다.

짐보다 기억이 더 중요합니다

몽펠리에에서의 햇살, 루앙에서의 고요한 사색, 스트라스부르에서의 이색적인 문화.
이 세 도시는 제가 왜 배낭여행을 시작했는지 다시금 떠오르게 해 주었습니다.

화려하지 않아도 괜찮고, 유명하지 않아도 좋습니다.
배낭 속에는 짐이 얼마 없었지만, 마음속에는 오래도록 간직할 이야기들이 가득했습니다.

진짜 프랑스를 알고 싶으시다면, 이 세 도시를 여행노트에 꼭 적어두시기 바랍니다.
여행이란 결국, 사람과 장소 사이의 조용한 교감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