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여행 = 파리?”
물론 파리는 아름다운 도시입니다. 하지만 프랑스를 파리만 보고 떠난다면, 진짜 프랑스의 매력을 놓치게 되는 셈입니다.
요즘 여행자들 사이에서는 조금 더 특별하고, 덜 알려졌지만 매력 넘치는 도시들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바로 콜마르, 아를, 리옹입니다. 동화 속 풍경, 예술이 살아 숨 쉬는 거리, 그리고 입이 즐거운 미식까지. 지금부터 이 세 도시의 매력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보시죠.
콜마르 – “디즈니 애니메이션에서 튀어나온 듯한 도시입니다”
콜마르에 도착한 순간, 저는 마치 애니메이션 속으로 들어온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정말로, 디즈니 영화 ‘미녀와 야수’의 배경이 떠오를 정도였습니다.
알록달록한 목조 주택, 꽃으로 장식된 창가, 운하가 흐르는 골목길. ‘쁘띠 베니스(Petite Venice)’라 불리는 지역은 사진을 찍는 족족 엽서처럼 나오는 장소였습니다. 한 번 사진을 올리면 “여기 어디예요?”라는 댓글이 줄줄이 달립니다.
하지만 콜마르는 단지 예쁜 외모만 가진 도시는 아닙니다.
프랑스와 독일 문화가 섞인 독특한 정체성을 갖고 있으며, 그만큼 음식도 풍부하고 다양합니다. 대표적으로 슈크루트나 타르트 플람베 같은 알자스 전통 음식은 꼭 한 번쯤 맛보셔야 합니다. 여기에 현지 백포도주를 곁들이면 금상첨화입니다.
예술을 좋아하신다면, 운터린덴 미술관도 추천드립니다. 마르틴 숀가우어와 마티아스 그뤼네발트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어 작지만 인상 깊은 예술 여행이 가능합니다. 콜마르는 조용하면서도 깊이 있는 도시로, 여유롭고 감성적인 여행을 원하시는 분께 잘 어울리는 곳입니다.
아를 – “반 고흐가 왜 여길 사랑했는지 알 것 같았습니다”
프로방스 지방의 햇살은 특별합니다.
그 따뜻하고 노란빛의 햇살 아래에 서면, 괜히 붓을 들고 그림을 그리고 싶어질 정도입니다. 그래서일까요, 빈센트 반 고흐가 아를에서 수많은 명작을 남긴 것도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
아를에는 실제 반 고흐가 그림을 그린 장소를 따라 걸을 수 있는 ‘반 고흐 루트’가 있습니다. 그 유명한 노란 카페 앞에 서 있는 순간, “그는 이 장면을 어떻게 보았을까?”라는 생각이 자연스레 들었습니다.
예술뿐 아니라, 아를은 로마시대의 유산도 풍부합니다.
무려 2천 년 가까운 세월을 간직한 아를 원형경기장(Arènes d'Arles)은 지금도 문화행사와 투우가 열리는 살아 있는 역사 현장입니다. 실제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되어 있을 만큼 그 역사적 가치가 큽니다.
여름이 되면 도시 전체가 전시장으로 변하는 르 르낭꽁트르 사진 페스티벌도 열립니다. 골목마다 작품이 전시되고 예술가들이 거리를 활보하는 모습을 보면, 예술의 도시라는 말이 딱 어울립니다. 아를은 조용하지만 강한 인상을 남기는 도시였습니다.
리옹 – “이곳은 먹으러 가는 도시입니다. 이견 없습니다”
리옹에 도착하자마자 저는 결심했습니다.
다이어트는 내일부터.
프랑스 미식의 수도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었습니다. 파리에서는 볼 수 없는 진짜 프랑스 음식, 그중에서도 리옹 전통 요리를 맛볼 수 있는 ‘부숑(Bouchon)’ 식당이 즐비합니다.
앙두예트 소시지, 카수레, 푸아그라 같은 음식 이름은 낯설 수 있지만, 한입 먹는 순간 놀라움을 금치 못하게 됩니다.
리옹은 음식 외에도 역사와 문화가 깊은 도시입니다.
르네상스 양식의 구시가지(Vieux Lyon)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으며, 트라불(Traboules)이라는 비밀 통로도 흥미로운 볼거리입니다. 과거 상인들이 비를 피하며 이동하던 이 통로들은 지금도 투어로 공개되어 있어 도시 탐험의 재미를 더합니다.
그리고 영화 팬이라면 반드시 들러야 할 곳이 있습니다.
바로 뤼미에르 박물관입니다. 리옹은 영화의 발명지이자, 뤼미에르 형제가 최초의 영화를 촬영한 곳이기 때문입니다.
리옹은 전통과 혁신, 예술과 맛이 조화를 이루는 도시로, 단순한 관광 그 이상을 원하신다면 강력히 추천드릴 수 있습니다.
이제 진짜 프랑스를 만나보세요
콜마르, 아를, 리옹.
세 도시 모두 서로 닮지 않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욱 특별합니다.
감성적인 거리 풍경, 살아 있는 예술과 역사, 그리고 풍성한 식도락의 즐거움까지. 파리만 보고 떠나기에는 프랑스는 너무 넓고 깊은 나라입니다. 이제는 이 세 도시를 여행 리스트에 넣어보시는 건 어떨까요?
여행을 다녀오고 나면, 분명 이렇게 말하게 되실 겁니다.
“프랑스, 생각보다 훨씬 흥미롭고 다채롭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