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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저는 사이버 보안을 늘 '나와 먼 이야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네이버클라우드 컨소시엄을 '사이버 보안 특화 인공지능 모델' 개발 사업 최종 사업자로 선정했다는 소식을 보고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32개 기관이 뭉쳐서 AI로 사이버 공격을 막겠다는 이 프로젝트, 단순한 정부 사업 이상의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32개 기관 컨소시엄, 규모가 말해주는 것
일반적으로 정부 AI 사업이라고 하면 하나의 기업이 개발을 맡고 나머지는 들러리 역할을 한다는 인상이 강합니다. 제가 직접 관련 업계 소식을 챙겨보면서 느낀 것도 그랬습니다. 그런데 이번 네이버클라우드 컨소시엄의 구성을 보니 분위기가 좀 달랐습니다.
컨소시엄에는 LG CNS, LG유플러스, 샌즈랩, 이스트시큐리티 같은 보안·인프라 기업뿐 아니라 한국과학기술원(KAIST), 서울대학교, 포항공과대학교(POSTECH)까지 포함해 총 32개 기관이 참여합니다. 보안 실무를 아는 기업, 데이터와 알고리즘을 연구하는 대학, 그리고 실제 위협 탐지 경험이 있는 전문 보안업체가 한 테이블에 앉은 셈입니다.
제 경험상 이런 구성은 단순히 숫자를 늘리려는 게 아닙니다. 사이버 보안이라는 분야 자체가 혼자 해결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악성코드 분석, 네트워크 이상 탐지, AI 모델 학습, 실제 운용 환경 구축까지 각기 다른 전문성이 필요합니다. 이 구성이 진짜처럼 느껴진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평가위원단도 같은 이유로 높은 점수를 줬다고 밝혔습니다. 평가 대상은 네이버클라우드와 SK텔레콤 등 2개 사업자 컨소시엄이었는데, 네이버클라우드가 기술력과 개발 전략 면에서 앞섰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출처: YTN).
정부가 이 컨소시엄에 제공하는 핵심 지원은 GPU입니다. GPU(Graphics Processing Unit)란 원래 그래픽 연산을 위해 개발된 반도체 칩인데, 병렬 연산 능력이 뛰어나 대규모 AI 모델을 학습시키는 데 필수 자원으로 쓰입니다. 쉽게 말해 AI 개발의 '연료'에 해당하는 장비입니다. 정부는 앞으로 10개월 동안 이 GPU를 지원할 예정인데, 이는 단순한 장비 대여가 아니라 국내에서 보안 특화 AI를 실제로 구동하고 검증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 참여 기관 수: 총 32개 (기업·대학·연구기관 혼합)
- 경쟁 컨소시엄: 네이버클라우드 vs SK텔레콤, 발표평가 후 네이버클라우드 최종 선정
- 정부 지원 내용: AI 개발·운용용 GPU를 10개월간 제공
- 주관 부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사이버 위협이 고도화되는 지금, AI 보안이 왜 필요한가
일반적으로 보안 하면 백신 프로그램이나 방화벽을 떠올리는 분들이 많은데, 제 경험상 지금의 사이버 위협은 그 수준을 훌쩍 넘어서 있습니다. 뉴스에서 랜섬웨어나 피싱 공격 사례를 보면, 예전처럼 단순한 패턴 기반 탐지로는 막기 어려운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는 게 느껴집니다.
이번 사업이 출발한 배경도 정확히 여기에 있습니다. AI 기술이 발전하면서 사이버 보안 위협 자체도 고도화되고 있다는 현실 인식입니다. 공격자가 AI를 활용해 악성코드를 자동 생성하거나 피싱 문구를 정교하게 다듬고, 취약점을 빠르게 탐색하는 것이 기술적으로 가능해졌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위협 인텔리전스(Threat Intelligence)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위협 인텔리전스란 사이버 공격과 관련된 정보를 수집·분석·공유해 실제 공격이 발생하기 전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체계를 의미합니다. 쉽게 말해 '어디서 어떤 공격이 오는지 미리 파악하는 정보 시스템'입니다. AI가 이 과정을 자동화하면 사람이 일일이 로그를 들여다보는 방식보다 훨씬 빠르고 정밀하게 이상 징후를 포착할 수 있습니다.
또 하나 제가 주목한 개념은 오탐(False Positive)과 미탐(False Negative)입니다. 오탐이란 정상적인 활동을 공격으로 잘못 판단하는 것이고, 미탐은 실제 공격을 그냥 통과시키는 것입니다. 보안 AI에서 이 두 가지 오류율을 얼마나 낮추느냐가 실제 성능을 가르는 핵심 지표입니다. 제 생각엔 이번 사업의 진짜 평가 기준도 화려한 모델 사양이 아니라 현장에서 오탐과 미탐을 얼마나 줄이느냐가 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국내 독자적인 보안 특화 AI 모델을 확보하는 것이 이 사업의 목적이라고 밝혔습니다(출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해외 AI 기술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국내 환경에 맞는 사이버 보안 대응 역량을 키우겠다는 의도입니다. 제가 이 부분에서 솔직히 기대가 생긴 건, 우리나라 특유의 언어·서비스 환경에서 발생하는 공격 패턴은 해외 모델이 학습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한국어 피싱 메일이나 국내 특정 플랫폼을 겨냥한 공격은 국내 데이터로 학습한 AI가 훨씬 잘 잡아낼 가능성이 높습니다.
물론 걱정되는 부분도 있습니다. AI 보안 모델 자체가 공격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머신러닝 모델을 의도적으로 속이는 적대적 공격(Adversarial Attack)이란, 공격자가 AI의 판단 기준을 교란해 탐지를 우회하도록 설계된 입력값을 만들어내는 기법입니다. 보안 AI가 강해질수록 이를 무력화하려는 시도 역시 정교해질 것이기 때문에, 개발 과정에서 이 점을 충분히 고려했는지가 중요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네이버클라우드가 SK텔레콤을 이긴 이유가 뭔가요?
A. 외부 전문가 평가위원단은 네이버클라우드가 뛰어난 기술력과 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대규모 컨소시엄을 구성했고, 개발 전략과 목표 면에서 우수하다고 평가했습니다. 일반적으로 통신사가 인프라 강점을 앞세울 것이라 생각하기 쉽지만, 이번 평가에서는 보안 특화 AI에 대한 전문성과 컨소시엄 구성의 완성도가 더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보입니다.
Q. 10개월 안에 보안 AI를 실제로 만들 수 있나요?
A. 10개월은 대규모 AI 모델을 완성하기에 짧은 시간일 수 있습니다. 다만 이번 사업은 모델을 처음부터 만드는 것이 아니라, 기존 AI 기술을 보안 분야에 특화해 발전시키는 방향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제 판단으로는 완성된 제품보다는 실증 가능한 프로토타입 수준이 현실적인 목표로 보이며, 이후 공공기관과 민간 적용을 위한 추가 개발이 이어져야 실질적인 성과가 나올 것입니다.
Q. 이 사업이 일반 사람들한테는 무슨 관계가 있나요?
A. 직접적인 체감은 어렵지만, 인터넷뱅킹·온라인 쇼핑·공공 서비스 등 일상에서 쓰는 시스템의 보안 수준이 높아지는 데 기여할 수 있습니다. 특히 보안 AI가 이상 로그인이나 금융 사기 패턴을 더 빠르게 탐지하게 되면 개인정보 유출이나 계정 탈취 피해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Q. GPU를 정부가 지원한다는 게 얼마나 중요한 건가요?
A. 상당히 중요합니다. 대규모 AI 모델을 학습시키려면 수백 개 이상의 고성능 GPU가 필요하고, 이를 직접 구비하는 데 드는 비용은 중소 기업이나 대학 연구기관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입니다. 정부가 GPU를 10개월간 지원한다는 것은 개발 환경 자체를 만들어주는 것으로, 실질적인 연구 진입 장벽을 낮추는 조치입니다.
결론
이번 네이버클라우드의 사업자 선정 소식을 보면서, AI 시대의 경쟁력은 '얼마나 좋은 AI를 만드느냐'만이 아니라 '그 AI가 만들어내는 위험을 얼마나 잘 막을 수 있느냐'에도 달려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예전에는 보안을 기술 인프라의 부속 문제로 봤는데, 이번 소식을 계기로 보안 자체가 핵심 기술 경쟁의 무대가 되고 있다는 걸 실감했습니다.
물론 10개월이라는 기간 동안 어떤 실질적인 결과물이 나오는지, 오탐과 미탐을 얼마나 줄였는지, 실제 현장에서 쓸 수 있는 수준인지를 지켜봐야 합니다. 화려한 발표보다 현장에서 작동하는 보안 AI가 중요하다는 점은 변하지 않습니다. 이 사업의 결과가 공공기관 울타리 안에서 끝나지 않고, 우리가 매일 쓰는 서비스의 보안 수준을 실제로 높이는 방향으로 이어지길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