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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 가격이 떨어지면 손해일까요? 직접 채권 뉴스를 들여다보기 전까지 저도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14일 국채선물이 약세로 출발하는 가운데 외국인은 오히려 대규모 순매수를 이어갔습니다. 같은 시장에서 가격이 내리는데 사들이는 움직임이 동시에 나타난 겁니다. 그때 느낀 건, 채권시장은 주식시장보다 훨씬 더 많은 맥락을 읽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외국인 순매수가 말해주는 것 — 약세장 속 반대 베팅의 이유
이날 오전 9시 6분 기준으로 3년 국채선물은 전 거래일보다 2틱 하락한 102.96, 10년 국채선물은 9틱 내린 105.95에 거래됐습니다. 여기서 '틱(tick)'이란 선물 시장에서 가격이 움직이는 최소 단위를 의미합니다. 숫자 자체는 작아 보여도, 틱 하나에 수백만 원의 손익이 엇갈리는 게 선물 시장의 특성입니다.
그런데 제가 이 기사에서 눈이 멈춘 부분은 따로 있었습니다. 외국인 투자자가 3년 국채선물을 3,946계약, 10년 국채선물을 168계약 순매수했다는 대목이었습니다. '순매수'란 일정 시간 동안 매수한 계약 수에서 매도한 계약 수를 뺀 값이 플러스라는 뜻입니다. 쉽게 말해 팔기보다 더 많이 샀다는 이야기입니다.
가격이 내리는 장에서 외국인이 사들인다는 건, 단순히 "지금 싸니까 산다"는 의미가 아닐 수 있습니다. 선물은 헤지(hedge) 목적으로도 거래됩니다. 헤지란 보유 자산의 손실 위험을 줄이기 위해 반대 방향 포지션을 취하는 전략입니다. 외국인이 국내 주식 비중을 줄이면서 채권 선물로 리스크를 상쇄하는 구조일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직접 채권 관련 뉴스를 챙겨보기 시작하면서 제가 가장 먼저 배운 것도 이 부분이었습니다. 외국인 순매수를 곧바로 "강세 신호"로 읽으면 판단이 엇나갈 수 있습니다. 매매 목적이 투자인지 헤지인지, 만기가 얼마나 남았는지를 함께 봐야 한다는 것을 그때 실감했습니다.
같은 날 미국 채권시장에서도 눈에 띄는 움직임이 나왔습니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3.10bp 하락해 5.2110%를 기록했고, 30년물 금리도 3.90bp 내린 5.5590%를 나타냈습니다. 여기서 bp는 베이시스포인트(basis point)를 줄인 표현으로, 1bp는 0.01%포인트에 해당합니다. 즉 10년물 금리가 3.10bp 하락했다는 건 0.031%포인트 떨어진 것입니다.
미국 장기물 금리가 내려간 데는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의 발언이 영향을 미쳤습니다(출처: 뉴욕 연방준비은행). 그는 올해 한 차례 더 금리를 올린 뒤 내년에는 추가 인상이 필요하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습니다. 연준 인사의 발언 하나가 장기 국채금리를 수 bp씩 움직인다는 사실을, 이 뉴스를 보면서 다시 한번 확인했습니다.
- 3년 국채선물: 전 거래일 대비 2틱 하락(102.96), 외국인 3,946계약 순매수
- 10년 국채선물: 9틱 하락(105.95), 외국인 168계약 순매수
- 미국 10년물 금리: 3.10bp 하락(5.2110%), 30년물 금리: 3.90bp 하락(5.5590%)
- 달러-원 환율: 5.50원 하락한 1,339.60원 — 원화 강세 방향
수익률곡선이 평탄해진다는 것 — 금리 전망을 읽는 또 다른 창
이 기사에서 채권딜러가 언급한 "수익률곡선 평탄화"라는 표현이 처음에는 낯설었습니다. 수익률곡선(yield curve)이란 만기가 서로 다른 채권의 금리를 이어 그린 선입니다. 보통 만기가 길수록 금리가 높아 우상향 곡선을 그리는데, 장기금리와 단기금리의 격차가 좁혀지면 이 곡선이 납작해집니다. 이를 평탄화(flattening)라고 합니다.
반대로 장기금리가 단기금리보다 더 빠르게 올라 두 금리의 격차가 벌어지면 수익률곡선이 가팔라지는 스티프닝(steepening)이 나타납니다. 이날 채권딜러는 최근 10년물과 3년물 금리 간 격차가 좁혀진 만큼, 당일 스티프닝 흐름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제가 이 부분을 읽으면서 느낀 건, 채권시장 참가자들이 단순히 "금리가 오르느냐 내리느냐"보다 만기별 금리의 상대적 움직임까지 보고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국내에서는 정부가 초과세수를 활용해 국채 발행량을 추가로 줄이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국채 발행이 줄어들면 시장에 공급되는 채권 물량이 감소해 기존 국채의 수급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기사에서도 지적했듯, 실제 축소 규모가 시장 기대에 부응할지는 미지수입니다(출처: 기획재정부).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정책 발표 전에 시장이 기대를 선반영하고 나면, 정작 발표가 나왔을 때 "이미 알았던 뉴스"가 되어버립니다. 기대보다 발행 축소 폭이 작으면 오히려 실망 매물이 쏟아질 수 있습니다. 기사 말미에 "금리가 최근 안정세를 보인 만큼 정부의 대규모 축소 유인은 줄었다"는 판단이 나온 이유도 바로 이 맥락입니다.
코스피가 1%대 반등한 것도 이날 채권시장에 영향을 줬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주식시장 변동성이 클 때 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안전한 자산으로 이동하는 경향이 있는데, 주가가 반등하면 그 수요가 약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채권시장이 주식시장과 이토록 촘촘히 연결돼 있다는 걸, 뉴스를 직접 하나씩 따라가며 비교해보기 전까지는 체감하기 어려웠습니다.
금리 전망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여전합니다. 미국 물가와 고용지표가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연준의 금리 경로는 언제든 달라질 수 있습니다. 제가 이 시장을 계속 들여다보면서 얻은 결론은 하나입니다. 금리 방향을 맞히려는 것보다,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대출과 예금, 투자 계획을 세우는 편이 훨씬 실용적이라는 것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국채선물 가격이 내리면 금리가 오르는 건가요?
A. 일반적으로 국채선물 가격 하락은 금리 상승 압력과 연결될 수 있습니다. 채권 가격과 금리는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경향이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선물 가격만으로 실제 국고채 금리가 얼마나 변했는지 정확하게 판단하기는 어렵고, 현물 시장의 흐름도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Q. 외국인이 국채선물을 순매수하면 금리가 내려가나요?
A. 반드시 그렇지는 않습니다. 외국인의 선물 매수는 금리 하락을 기대한 투자일 수도 있지만, 다른 자산의 위험을 줄이기 위한 헤지 목적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제가 이 뉴스를 보면서 직접 확인한 것처럼, 순매수 규모만으로 시장 전망 전체를 읽기는 어렵습니다.
Q. 수익률곡선 스티프닝이 나타나면 대출금리에 영향을 주나요?
A. 스티프닝은 장기금리가 단기금리보다 더 빠르게 오르는 현상으로, 장기 대출금리에 상승 압력을 줄 수 있습니다. 주택담보대출처럼 장기 금리에 연동된 상품이라면 그 영향이 더 직접적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다만 은행의 가산금리와 대출 규제 등 다른 요인도 함께 작용하므로, 시장금리 변화가 곧바로 대출금리에 반영되는 것은 아닙니다.
Q. 정부가 국채 발행을 줄이면 금리가 내려가나요?
A. 국채 공급이 줄어들면 기존 국채의 수급 여건이 개선되어 금리 하락 압력이 생길 수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 금리 흐름, 국내 물가,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등 여러 변수가 동시에 작용하기 때문에, 발행 축소 하나만으로 금리가 내려간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시장이 이미 그 기대를 선반영했다면 실제 발표 이후 반대 반응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
결론
이번 뉴스를 처음부터 끝까지 따라가면서 제가 가장 크게 느낀 건 하나입니다. 채권시장의 숫자 하나가 미국 금리, 외국인 자금, 정부 재정 계획, 주식시장 심리를 동시에 담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국채선물이 9틱 내렸다는 문장 뒤에는 그 모든 맥락이 압축돼 있었습니다.
앞으로 채권 뉴스를 볼 때 저는 세 가지를 중심에 두려고 합니다. 미국 금리 전망이 어떻게 바뀌는지, 정부의 국채 공급 계획이 시장 기대와 얼마나 일치하는지, 그리고 외국인의 매매가 일시적인 움직임인지 지속적인 흐름인지입니다. 이 세 가지가 같은 방향을 가리킬 때 비로소 추세라고 부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참고: https://news.einfomax.co.kr/news/articleView.html?idxno=4439165